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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투자/경제 뉴스

한미 정상회담, 7월 관세협의와 다른점…산업협력 구체화 청사진
언론사 : 머니투데이 보도일시 : 2025.08.26 조회수 : 35
기사 원문링크 : http://news.moneytoday.co.kr/view/mtview.php?no=2025082613515465061&type=2

[머니투데이 세종=최민경 기자] 지난달 말 구윤철 경제부총리와 김정관 산업부 장관이 미국을 방문해 진행한 장관급 협의가 통상 갈등의 불씨를 진화하는 초석이었다면 25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에서 열린 한·미 정상회담은 산업별 비전 제시와 구체화에 방점을 찍었다.

이번 한미정상회담은 이재명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직접 한국산 자동차에 대한 15% 관세를 재확인하면서 불확실성을 해소한 것이 가장 큰 진전이다. 기존 25%에서 15%로 낮추는 합의가 실질적으로 확정돼 정책 리스크가 줄었고 양국 협상이 초안 수준에서 정상 차원의 구속력 있는 합의로 격상됐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정상회담에서 눈에 띄는 진전은 투자 규모와 구성의 명확화다. 이번 회담에선 정책금융과 민간 직접투자(FDI)로 자금 동원의 이원 구조를 분명히 했다. 3500억달러 규모 투자 펀드는 정부 간 비구속적 양해각서(MOU) 기반으로 조성·운용된다. 미국 조선업 부흥, 즉 마스가(MASGA·Make America Shipbuilding Great Again) 전략에 따라 미국 조선업에 1500억달러를 투입하고 나머지는 반도체·배터리·바이오·원전·핵심 광물 등 첨단 산업에 분산된다.

앞서 관세 협상 때 합의한 3500억 달러 투자 펀드와는 별개로 기업들은 1500억달러 규모를 직접투자하기로 했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최태원 SK그룹 회장, 구광모 LG그룹 회장 등 국내 4대 그룹 총수가 직접 동행해 투자 계획을 발표했다. 장관급 통상팀이 정부 차원의 협상에 치중했다면 이번에는 기업이 참여하는 협력안이 구체적으로 제시됐다.

지난 7월 협상은 관세와 일부 조선업 협력 논의에 국한됐다. 그러나 이번 정상회담선 협력 범위가 대폭 확장되고 구체화된 것도 달라진 그림이다.

인공지능(AI)·반도체 분야에서는 엔비디아 슈퍼컴퓨터용 칩을 삼성과 SK하이닉스가 공급하는 방안이 논의됐다. IBM은 연세대학교와 함께 양자컴퓨터 협력을 강화하기로 했다. 원전 분야에선 두산에너빌리티와 엑손에너지가 상용화 협력을 논의했으며 조선 분야에서도 한화·HD현대가 미국 조선소 현대화를 위한 공동투자 프로그램을 발표했다.

콘텐츠 산업 역시 협력 의제로 포함됐다. 미국 영화협회(MPA)는 넷플릭스, 디즈니, 소니 등 회원사를 통해 한국 콘텐츠 투자 확대 의지를 밝혔다. 결과적으로 이번 회담에서 체결된 계약·MOU만 11건(계약 2건, MOU 9건)에 달했다.

정부 패키지가 선정·배분하는 전략사업에 국내 기업이 FDI로 참여하는 방식이 가능해 두 트랙은 현장에서 시너지를 창출할 전망이다. 금융패키지와 관련해선 대통령실은 실무 태스크포스(TF)를 꾸려 이를 구체화 할 예정이다.

아울러 장관급 협의 때 없던 정무 최고위 직통 라인이 이번에 새로 깔렸다. 강훈식 대통령 비서실장-수지 와일스 미 백악관 비서실장 간 '한미 비서실장 핫라인'을 신설, 장기·종합 현안을 상시 조정하는 구조다.

특히 회담 당일 돌발 변수였던 트루스소셜 발언과 같은 이슈에 대해 직접 소통·오해 해소가 가능한 위기 대응 채널이 확보됐다는 점에서 협상 안정성과 예측 가능성이 크게 높아졌다. 향후 후속 협의의 속도와 정합성을 담보할 장치로 자리잡을 것으로 보인다.